아스카에서 활약한 여성들
스이코 여제
소통 능력이 높은 여성
동아시아 최초의 여제는 거물 정치인을 잘 활용하여 일본의 해외 PR을 성공으로 이끈 실력 있는 프로듀서
일 본 에 불 교 가 전 래 된 후 , 그 수 용 을 둘 러 싸 고 다 툼 이 계 속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천황 암살이라는 큰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하여 비다츠 천황의 황후였던 누카타베 황녀가 즉위합니다. 그녀가 바로 일본 뿐 아니라 동아시아 최초의 여제인 스이코 천황입니다.
그녀는 두뇌가 명석했던 우마야도 황자(쇼토쿠 타이시)와 도래인(당시 한반도에서 온 사람)과 관계가 깊은 호족 소가노 우마코라는, 두 거물 정치인과 협력 체제를 구축합니다. 먼저 불교를 공인하고 백제와 고구려 승려로부터 대륙 문화를 흡수. 나아가 수 나라의 중국 통일을 계기로, 교류가 끊겼던 중국에서도 최신 문화를 받아들이려 합니다. 수 나라의 중국 통일을 계기로, 교류가 끊겼던 중국에서도 최신 문화를 받아들이려 합니다.
수 나라의 수도를 보고 온 견당사의 보고를 통해 일본이 뒤쳐져 있음을 통감하고, 국내 제도의 정비에 힘씁니다.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기 위한 관위 12계, 호족과 관료에 관련된 규정인 17조 헌법을 제정하여 국가의 초석을 다집니다. 그리고 다시 “해 뜨는 곳의 천자(天子), 해 지는 곳의 천자에게 글을 보냅니다. 안녕하세요.”라는 글귀로 시작하는 국서를 견당사 오노노 이모코를 통해 보냅니다. 이 국서를 본 수 나라 양제는 격노하면서도 사신을 일본에 파견. 사신이었던 배세청은 개안하기 전의 아스카 대불과 오하리다노이먀 궁전의 모습 등을 양제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이며, 이리하여 스이코 여제는 수나라와 국교를 맺고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지키는데 성공합니다. 그 후에도 중국의 최신 기술을 도입하여 국내 정비를 계속하였고, 능숙하게 국가의 번영을 꾀하였습니다.
사이메이 여제
두려워 하지 않는 여성
국가에 큰 변화를 가져온 타이카 개신 후, 토목 사업에 심혈을 기울였고터부도 비난도 두려워하지 않은, 자유분방한 도전 정신이 가득했던 사람
소가 씨의 힘으로 즉위한 조메이 천황이 붕어한 후, 그 황후(타카라 황녀)가 즉위하여 코교쿠 여제가 됩니다. 이 여제는 기우제 등의 제사를 지내는 신비로운 천황이었습니다. 그녀가 즉위함으로써 황위 계승 다툼을 피할 터였으나 소가 씨는 죽은 우마야도 황자의 일족을 습격했고, 다음 해에는 나카노오에 황자 등이 을사의 변을 일으켜 소가 씨를 멸망시킵니다. 이 직후, 코교쿠 여제는 이에 책임을 지기 위해 당시에는 아직 터부로 되어 있던 양위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즉위한 코토쿠 천황은 난바로 천도해 타이카(大化) 개신을 추진하여 중앙집권화를 도모하였으나 후에 고립된 채로 붕어합니다. 결과적으로 코교쿠는 62세에 다시 즉위, 즉 일본 최초로 중조(다시 즉위)하였습니다. 이것이 사이메이 여제입니다. 그리고 개신을 통해 정비된 조직으로 사이메이 여제는 강력한 국가 건설을 목표로 토목 사업에 힘을 기울입니다. 궁전과 여러 시설을 건설하였고, ‘타부레고코로노 미조(미친 수로)’라고 비난 받을 정도의 대규모 운하도 만듭니다. 또한 토호쿠 지방에 선단을 파견하여 영토 확장을 꾀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진두 지휘하여 당과 신라가 멸망시킨 백제 부흥을 위해, 바닷길을 이용해 큐슈로 향합니다만 결전을 눈 앞에 두고 68세 나이에 숨을 거듭니다. 그녀의 자유 분방하게 보이는 행동은, 국가의 안태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토 여제
미래를 날카롭게 예견하는 여성
뜻을 이루지 못하고 쓰러진 남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자기 아이를 후계자로 삼기 위해 쉼 없이 계획을 짜는 기획자
텐지 천황이 부친이고, 후에 지토 여제가 되는 우노노사라라 황녀는 숙부인 오아마 황자와 결혼합니다. 후에 오아마 황자는 텐지 천황의 후계자 문제로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고 요시노에 은거. 이 때 비 중에 사라라만 아들 쿠사카베 황자를 데리고 따라갑니다. 그 후, 오아마 황자는 진신의 난에서 승리하여 텐무 천황으로 즉위. 그리고 텐무 천황은 사라라 황후를 비롯하여 쿠사카베, 오츠 등의 여러 황자와 왕을 중심으로 한 황친 정치를 시작합니다. 나아가 호족을 관료로 삼는 법률 정비도 착수. 그 중에서도 텐무 천황은 새로운 도읍지 건설에 정열을 쏟았습니다.
그런데 천황 스스로 건설 예정지를 시찰하고 건설을 시작한 직후, 붕어하고 맙니다. 그래서 쿠사카베 황자가 황위 계승을 할 수 있도록 사 라 라 는 즉 위 하 지 않 고 집 정 합 니 다 ( 대 리 집 정 ) 만 , 쿠 사 카 베 황자마저도 3년 후에 죽습니다. 그리하여 지토 여제로 즉위한 후, 쿠사카베의 아들인 일곱 살의 카루 황자에게 황위를 계승시키려 했습니다. 또한 도읍지 건설도 재개하여, 텐무 천황의 꿈이었던 새 도읍으로의 천도를 실현합니다.
그곳은 바둑판 눈금처럼 동서남북으로 길이 뻗은 조방제(도시 구획 제도)를 갖춘, 야마토 3산이 다 들어가는 광대한 후지와라쿄였습니다. 이에 앞서 아스카 키요미하라료 율령도 시행. 수 나라와 당 나라를 본받아 조금씩 추진된 율령 국가를 향한 발걸음을 그녀의 손으로 급격히 가속시켰습니다.
젠신니
청순한 힐링 여성
일본에서 최초로 출가하여 박해를 받고도 신념을 버리지 않고, 해외 유학도 가볍게 해낸, 사명감에 불타는 선각자
불교가 전래된 후 몇 십년에 걸쳐 그 수용을 둘러싸고 소가 씨와 모노노베 씨의 다툼이 계속됩니다. 그 와중에 소가노 우마코는 백제에서 들어 온 불상을 건네 받아 이를 모셨고 이로 인해 갈등은 더욱 격해졌습니다. 그리고 우마코는 불교가 탄압받는 상황에서 환속했던 고구려 승려 혜편을 찾아 시바 닷토의 딸로 총명하고 순진한 11살의 시마를 득도시킵니다. 그녀가 바로 일본에서 최초로 불문에 입신한 젠신니입니다. 나아가 우마코는 젠신니를 도사로 삼아 두 소녀를 득도시켜 승려가 되게 합니다. 그녀들은 우마코의 저택에 지은 불전에서 불상을 모셨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역병이 크게 번집니다. 이를 배불파 모노노베 씨는 ‘이국의 신을 믿었기 때문에 이 나라의 신이 화가 나셨다’며 우마코 저택을 습격하고 젠신니를 비롯한 세 명의 법의를 벗긴 다음 옭아 매어 츠바이치 시장 사거리에서 편형에 처합니다. 이 참혹한 처지에서도 젠신니는 온 힘을 다하여 다른 둘을 격려하며 버텨, 좌절하지 않고 오로지 불교의 가르침을 구했습니다.
후에 젠신니는 우마코의 권유로 계율을 배우기 위해 백제로 15살 때 유학을 갑니다. 이 유학은 첫 번째 견당사보다 빨랐습니다. 귀국 후에는 사쿠라이지 절(토유라데라 절)에서 많은 이를 출가시켜 불교 부흥을 위한 신념을 굳건히 지켰습니다.
누카타노 오키미 공주
일도 사랑도 인기 여성
천황의 마음도 연애도 재치 있는 노래로 읊어 끊임없이 화제를 독차지한, 쿨한 워킹 우먼
누카타노 오키미 공주는 사이메이·텐지 시대에 주로 사관한 여성 관료로, 때로는 천황을 대신하여 노래를 읊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고, 제사 때의 춤도 출중했던 다재다능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오아마 황자의 딸을 낳았고, 출산 후에도 중용되어 다시 출사하였습니다.
사이메이 여제가 백제의 부활을 위하여 큐슈로 향할 때 “니키타츠에서 배의 출발을 기다리는데, 달이 떠 물길도 항해를 격려하네. 자, 노를 젖자.”라고 누카타노 오키미 공주가 노래를 읊어 병사의 사기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오미오츠로 천도할 때, 누카타노 오키미 공주는 아스카를 떠나는 슬픔을 “미와야마 산을 보는 것도 마지막인데 그 모습을 감추다니, 구름아 너는 왜 이리 짓궂니. 이 마음을 안다면 감추지 말려무나.”라고 읊은 노래도 남아있습니다. 또 “자주 빛 자초가 꽃 핀 뜰을 거닐 때 경비가 보고 있으면 어떻게 하나. 당신, 왜 그리 소매를 흔드나요.”하고 유명한 노래를 누카타노 오키미 공주가 읊자, 오아마 황자는 “자초처럼 아름다운 당신이 밉다면 어찌 내가 당신을 이리 생각하겠소. 당신은 사랑하면 안되는 결혼한 사람인데.”라고 답가를 읊었습니다. 나아가 나카노오에 황자가 “카구야마 산은 우네비야마 산을 사 랑 한 다 며 미 미 나 시 야 마 산 과 서 로 싸 웠 다 한 다 . 신 의 시 대 부 터 이러했으니 지금도 한 여성을 두고 두 남자가 다투네.”하고 카구야마 산 (남신), 우네비야마 산(여신), 미미나시야마 산(남신)의 야마토 3산에 빗대어 읊은 노래가 있어, 나카노오에 황자와 오아마 황자, 그리고 누카타노 오키미 공주의 삼각 관계를 연상케 하는데 진상은 알 길이 없습니다.
많은 사랑을 한 여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누카타노 오키미 공주이지만,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하여 만요 문화를 주도한 가인으로서의 공적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