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긴 휴식기. ‘선견지명’과 ‘남편을 믿는 힘’으로, 우선 공식적인 무대 위에서 내려와 모습을 감추기로 결단합니다.
사상 최초의 태정대신, 오토모(大友) 황자
오아마 황자의 라이벌 오토모 황자는, 텐지(天智) 천황과 이가노 우네메노 야카코노 이라츠메(伊賀采女宅子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숙부인 오아마 황자와는 부모와 자식 사이 정도의 나이 차가 있었는데, 어깨를 나란히 하고 텐지 천황의 정치를 보좌했다고 합니다. 당시, 황위 계승의 규칙은 애매모호했으나, 다음에 즉위하는 것은 텐지 천황의 남동생이자 인망과 능력을 겸비한 오아마 황자라고 모두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텐지 천황은 새로 만든 태정대신의 자리에 오토모 황자를 임명하여 후계자로 지명했습니다. “박학다식하여 군신은 경외하며 이에 복종하였다”고 일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시집 『카이후소(懐風藻)』에 적혀 있을 만큼 유능했던 오토모 황자. 다만 『카이후소』는 오토모 황자의 증손자인 오미노 미후네(淡海三船)가 편찬한 것으로 여겨지므로 이 평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오아마 황자가 출가한 후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텐지 천황의 후계자로 정치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공사를 아우르는 뛰어난 파트너
오아마 황자에게는 무려 10명의 비가 있었다고 합니다. 젊어서 죽은 사라라의 언니 오타 황녀를 비롯해 배다른 여동생 오에 황녀, 시를 읊는 능력이 뛰어난 여성 관료 누카타노 오키미(額田王), 나카토미노 카마타리(中臣鎌足)의 딸 히카미노 이라츠메(氷上娘) 및 이오에노 이라츠메(五百重娘) 등 …. 항상 오아마 황자 곁에 있었던 사라라에게는 꽤 신경이 쓰였을 것입니다. 이들 라이벌 중에서 유일하게 요시노(吉野)에 함께 갈 것을 허락받은 사라라. 그리고 요시노에 은거하는 동안, 국가 건설의 꿈을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고 합니다. 오아마 황자에게 사라라는 정치의 파트너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특별한 존재였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