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제도의 초석을 마련한 국가 건설
텐무 천황이 붕어한 후, 사라라는 텐무 천황이 발안했던 정책에 연이어 착수해, 크고 아름다운 도읍지 ‘후지와라쿄’를 완성. 당나라의 도성제(都城制)를 본떠 길이 바둑판 눈금처럼 뻗은, 일본 최초의 조방제(도시 구획 제도)를 도입하였고 이것이 헤이죠쿄(平城京)의 모델이 되었다고 합니다. 화폐제도 및 호적·주소 표시의 시작, 세금제도 확립, 그리고 ‘타이호 율령’. 이러한 사회의 기초를 지토(持統) 여제가 만들었던 것입니다. 또한 ‘왜국(倭国)’이 아니라, 최초로 ‘일본’이라는 국호를 사용한 것도 이 시대. 또한, 천황이 바뀔 때마다 궁을 옮기던 제도도 폐지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세 신궁의 식년천궁(式年遷宮: 일정한 기간마다 새 신전을 짓고 제신을 옮기는 일)도, 텐무 천황이 발안하여 지토 여제가 실현.
남다른 실행력으로 일본의 모습을 형성한 여성 천황이 바로 지토 여제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만요슈?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왔나 봅니다. 하늘 같은 카구야마(香具山) 산에서 흰옷을 말리고 있는 게 보이네요.” - 『만요슈(万葉集)』 (권1-28)에 수록됐을 뿐 아니라 백인일수(百人一首)에도 뽑힌 지토 여제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시)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봄이 지나고 어느새 여름이 왔군요. 카구야마 산에서 흰옷을 말리고 있으니 말입니다.”라는 의미로, ‘하늘의 푸른색’과 ‘카구야마 산의 초록색’, 그리고 ‘옷의 흰색’이라는 색채의 아름다움을 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더 다양한 해석도 있습니다. ‘하늘’은, 여름을 가져온 신에 대한 감사를 표한 것이라는 해석. 봄은 텐지 천황의 시대, 여름은 텐무 천황·지토 여제 시대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읊었다는 해석.
“신성한 산마저 상복을 입고 있다”하여 지토 여제를 보좌했던 태정대신 타케치 황자의 죽음을 슬퍼한 시라는 설까지. 역사적 배경이나 산의 위치, 각자의 심경을 상상하면서 자기 나름의 해석을 즐겨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