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꽃 피고 사라진 오미오츠 궁
668년, 나카노오에 황자는 텐지 천황으로 즉위. 국가 통치를 위한 최초의 법률 ‘오미령(近江令)’의 제정, 전국 규모의 호적 대장 ‘코고넨자쿠(庚午年籍)’의 작성 등 후세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누카타노 오키미는 텐지 천황을 가까이에서 모시며 노래 재능을 더욱 발휘. 이들 노래에서는 한시의 영향도 느껴지는 등 한문학의 교양도 높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누카타노 오키미의 딸 토오치 황녀는 그 전에 오토모 황자와 결혼하여 아이도 태어나, 누카타노 오키미 주변은 공사 모두 순조로웠습니다. 그런데, 671년 병으로 앓아누워 있던 텐지 천황이 붕어. 그 다음해, 오토모 황자와 오아마 황자 사이에 황위 계승을 두고 진신의 난이 일어나, 승리한 오아마 황자는 다시 아스카의 아스카 키요미하라 궁으로 천도했습니다. 오미오츠 궁은 5년 만에 도읍지의 지위를 잃은, 매우 단명한 도읍지였습니다.
노래 해설:
사모하는 마음으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가을바람이 집 문에 내려놓은 발을 흔드네요.(권4-488)
사모하는 마음으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가을바람이 집 문에 내려놓은 발을 흔드네요.
“누카타노 오키미가 오미 천황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라고 머리말에 적혀 있는 것처럼, 오미 천황 = 텐지 천황에게 보낸 사랑 노래입니다. 당시, 연애 관계에 있는 남녀는 남성이 여성 집에 가는 것이 상식으로, 여성은 항상 기다리는 처지였습니다. 이때의 누카타노 오키미의 심경을 현대풍으로 표현한다면, 스마트폰의 앱으로 보낸 메시지가 ‘이미 읽음’ 상태가 되는 것을 계속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때 불어온 가을바람은 발뿐이 아니라 그녀의 섬세한 마음까지 흔들었던 것입니다. 중국의 남북조시대에 편찬된 한시집 『옥대신영』에 기재된 표현 “청풍이 발을 흔들고(淸風動帷簾)”의 영향이 지적되는 이 노래. 누카타노 오키미가 높은 교양을 갖추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한 수입니다.